게임 리뷰

'명조: Wuthering Waves' 리뷰

sephiroth0626 2025. 2. 19. 03:46

#오픈월드 #액션 #RPG

그래픽과 연출, 액션에 캐릭터까지 다 잡은 현시점 최고의 RPG

이번 2.0 리나시타 업데이트는 '정식 출시' 했다는 평을 들을 정도로 성공적이었다

 

'원신'이 어마어마한 성공을 거두고 난 후에 서브컬쳐 감성의 카툰 랜더링 기반 3인칭 오픈월드 액션 RPG 게임이 여럿 시도되어 '원신 라이크'라는 장르가 정립되기에 이르렀다.

고유의 스킬을 가진 캐릭터들을 실시간으로 스위칭해가며 싸우는 파티 시스템이 있고, 확률형 뽑기 시스템을 통해 캐릭터들과 무기 등을 얻는 구조다.

장르만 다르고 원신의 시스템을 그대로 채용한 턴제 RPG 붕괴 스타레일이나 스테이지 형식의 스노우브레이크, 젠레스 존 제로 같은 게임도 있다.

이후 출시가 확정된 게임 또한 10개 가까이 꼽을 수 있을 정도로 많은 개발사가 뛰어들고 있고, 관심을 받고 있는 장르다.

즐길 게임이 많아진다는 것은 게이머 입장에선 좋은 일이지만, 개발사 입장에선 어지간한 개성과 재미로는 성공하기 어렵게 된다는 어려움으로 작용할 것이다.

그러던 와중 2024년 5월 23일에 '명조: Wuthering Waves'가 출시됐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시작은 그렇게 좋지 못했다.

가장 컸던건 갓 출시한 게임들이 겪는 고질적인 문제인 컨텐츠 부족이다.

불공평한 이야기일 수도 있겠지만, 몇년 서비스한 게임과 햇병아리 게임 사이엔 상당한 볼륨의 차이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첫 플레이의 임펙트는 꽤 강렬했지만, 게이머들은 그다지 참을성이 있는 존재가 아니다.

초반부에 폭발적이었던 관심이 점차 식어가는게 눈에 보였고, 이는 회복할 수 없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

페비 귀엽다

 

그래서 출시 이후 9개월여가 지난 지금 명조가 망했냐고 묻는다면, 오히려 대박이 났다고 할 수 있겠다.

첫 지역인 '금주성'은 누가봐도 중국을 모티브로 디자인 된 지역이었다.

넓은 오픈월드는 세계관을 녹여내고자 부단히도 애쓴 흔적이 보였지만, 감정이입 하기가 도저히 힘들었다.

또 중국 게임의 고질적인 문제인 고유명사 남발도 스토리에 집중하지 못하게 만드는 큰 원인이었다.

더욱이 번역 퀄리티도 개판이었으니 더 할 말이 없을 정도다.

명조가 가능성을 보인건 '검은 해안'이 업데이트 되고 나서부터다.

넓은 지역에서 펼쳐지는 큰 스케일의 스토리는 지금껏 유저들의 가슴을 답답하게 했던 주인공 방랑자의 과거 이야기를 성공적으로 풀어냈다.

그리고 무엇보다 파수인과 카멜리아라는 새 캐릭터가 독보적인 디자인으로 서브컬쳐 팬들의 발걸음을 멈추게 했다.

검은 해안 업데이트에서 명조에 개선 의지가 있고 개선이 실제로 되고 있다는 신뢰를 주었다면, 이번 2.0 버전 정식 업데이트인 '리나시타'에서는 우스개소리로 '정식 출시' 되었다 할 정도로 모든 면에서 완전히 개선된 모습을 보여주었다.

디테일이 살아있는 광활한 지역 디자인과 가득 차 있는 컨텐츠, 매력적인 캐릭터들 보다도 좋았던 것은 유저들이 지금껏 고쳐달라고 요구해 왔던 문제점들을 대부분 개선해 주었다는 점이다.

게임 개발진과 운영진들이 유저와 소통하려는 의지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만큼 유저 입장에서 희소식이 없다.

명조의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이유다.

검은 해안 메인스토리의 끝부분. 입이 떡 벌어지는 그래픽

 

명조의 가장 큰 강점이라면 역시 그래픽을 가장 먼저 꼽고 싶다.

카툰 랜더링을 기반으로 한 서브컬쳐 게임 중에서는 오픈월드임에도 단연 독보적인 위치에 있다.

대부분의 게임이 그렇듯이 평상시에 플레이 할 때 보여지는 인게임 그래픽과 스토리상 중요한 컷씬에서 클라이맥스를 연출할 때의 그래픽이 다른데, 명조는 두가지 경우 모두 좋은 퀄리티를 보여준다.

오죽하면 캐릭터의 일러스트보다 인게임 모델링이 더 예쁜 게임이라는 말이 있겠는가.

다만 오픈월드에서의 높은 그래픽 퀄리티는 양날의 검으로 작용한다.

어지간한 기기 스펙으로는 최고 성능을 경험하기가 어렵다는 점이다.

스마트폰이나 태블릿 같은 모바일 사양으로는 최고 옵션으로 설정해도 애초에 PC 환경에 비해서 다운 그레이드가 걸려있어 명조가 가진 본연의 장점을 다 누리는게 불가능하다.

PC 환경에서는 상당한 스펙을 요구하는데, 라이젠5 7600 CPU에 RTX4070 그래픽카드, 32기가 램의 사양으로도 120Hz 주사율 설정 기준에 미치지 못해 퍼포먼스에 제약이 걸린 상황이다.

최적화가 부족하다고 보기에도 애매한게 게임 플레이시에 특별히 심각한 프레임드랍이나 프리징 같은게 발생하진 않는다.

그냥 게임의 피지컬 자체가 너무 무겁다고 보는게 타당할 것 같다.

로코코 귀엽다
파수인 이쁘다

 

높은 그래픽 퀄리티는 캐릭터 모델링의 우수함으로 연결된다.

인게임 플레이와 특정 컷씬간의 차이는 존재하지만 둘다 최고 수준이다.

이는 같은 시기 출시한 '젠레스 존 제로'와 비교해서도 그렇지만, AAA급 패키지 게임과 비교해서도 그렇다.

일본 서브컬쳐 게임의 시대착오적인 모델링과 비교해서는 압도적인 수준이다.

명조 출시 이후에 나온 일본의 '메타포 리판타지오'만 봐도 페르소나 4에서 나아진건 해상도 정도가 아닐까 싶을 정도이니 중국 서브컬쳐 게임의 수준이 일본을 추월해 버린것도 어찌보면 당연한 결과다.

명조의 이런 좋은 캐릭터 모델링은 스토리 속 인물간 감정 표현에 용이하고 캐릭터 자체의 매력에도 빠져들게 한다.

서브컬쳐 게임에선 예쁘고 귀여운게 진리이다.

아무리 게임성이 좋아도 캐릭터가 예쁘지 않으면 선뜻 손이 가지 않게 된다.

소니의 '콘코드'가 못생긴 캐릭터들로 4천억을 공중분해 시킨것과 'KOF94'에서 '시라누이 마이'의 바스트 모핑이 프렌차이즈의 운명을 바꿔버린 것이 그 예이다.

카를로타 이쁘다
연출도 이쯤 되면 개발진이 무슨 깨달음이라도 얻은게 아닐까 싶을 정도

 

명조는 스토리 진행에 있어서 연출에 공을 들임으로서 스토리텔링 수준을 높이고 유저들이 몰입할 수 있게 하고있다.

스토리 중간중간에 컷씬이나 시네마틱 영상을 삽입하는 것이야 보편적인 일이지만, 개발사 입장에선 들인 노력에 비해 자원이 지나치게 많이 소모되는 비효율적인 일일것이다.

때문에 이러한 영상을 스토리 이해를 돕는 정도로 가볍게 만들거나 자원을 적게 소모하는 방식의 소극적인 연출로 만족하는 경우가 많다.

명조 개발사가 중국 회사라 인력이 많은건지, 돈이 많은건지는 모르겠지만 이러한 연출 방식을 출시 시기부터 줄곧 유지해 오고 있다.

이번 리나시타에서는 2.0 업데이트에 걸맞는 규모로 연출이 대량 삽입 되었는데, 마치 영화의 한 장면을 보는듯 했다.

명조는 메인스토리가 있고 캐릭터별 스토리가 따로 존재하는 식인데, 어느 쪽이 더 낫다고 구분하는게 무의미할 정도로 균일한 퀄리티를 내주는 점도 높게 평가하고 싶다.

이벤트는 풍성한 편이다
뭐 때문에 이렇게 열심히 했더라?

 

이벤트의 경우엔 상시 개방 이벤트가 있고 정기 개최되는 이벤트가 있으며, 기간 한정 이벤트로 나뉘어져 있다.

지난번 1.2버전 업데이트 스토리의 주요 사건이었던 '달맞이 축제'의 경우엔 이벤트도 그에 맞춰 축제 가게들을 경영하는 작은 경영 시뮬레이션이 진행되었고 이번 2.0 업데이트에선 '천도의 가이드'라는 리나시타의 곳곳을 여행해 각종 임무를 달성해야 하는 이벤트가 진행되었다.

위와 같이 게임 스토리와 밀접하게 관련되어 있는 이벤트가 존재하는 한편, 유저의 전투력을 측정하기 위한 '모킹 전략', '합금 제련 연습' 등도 존재한다.

아니면 그냥 유저들의 플레이를 독려하고 성장 재료를 지원하기 위한 용도만으로 진행되는 단발성 이벤트도 있다.

이벤트의 보상은 파편화 된 편이기 때문에 각각 이벤트의 보상이 후하다고 할 정도는 아니지만, 진행중인 것들을 빼먹는 일 없이 성실하게 한다면 꽤 든든하다 느낄 수 있다.

페비를 포함해서 지금까지 출시된 모든 공명자를 사용해봤다. '능양' 빼고
외람되지만 깔끔한 UI도 칭찬해주고 싶은 부분이다
캐릭터 육성에서 에코를 빼고 설명하기란 불가능하다

 

캐릭터 육성의 경우, 캐릭터 레벨, 무기, 에코, 스킬, 돌파의 5가지를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이 신경써 줘야 한다.

캐릭터 별로 속성이 있고 공격 스킬의 피해 판정이 일반 공격에 몰아져 있는지, 공명 해방에 몰려져 있는지 등에 따라 사용하는 무기나 에코 속성이 천차만별로 달라진다.

또, 어떤 효과의 스킬을 가지고 있느냐에 주 딜러, 부 딜러, 서포터의 역할군으로 나뉘어진다.

보통 픽업 5성 캐릭터의 경우에는 전용 무기가 함께 출시되어 그것을 쓰면 되지만, 전용 무기까지 뽑을 여력이 되지 않는다던지 하는 이유로 상시 뽑기 무기나 쉽게 얻을 수 있는 아랫단계의 무기를 쓴다.

이러한 무기를 고르는 방법은 무기 고유의 효과나 부가 옵션에 따라 달라지는데, 특정 속성에 일반 공격이 주력인 캐릭터는 그 속성의 일반공격 효율을 증폭시켜주는 효과를 가진 무기를 사용하게 된다.

대부분의 캐릭터들에 보편적으로 사용되는 옵션이라면 역시 크리티컬과 크리티컬 피해를 꼽을 수 있는데, 아무리 좋은 효과를 가지고 있어도 크리티컬이 제대로 터지지 않으면 드라마틱한 피해 증가 효과를 보기 어렵기 때문이다.

다만 파티의 체력을 회복하는 파수인, 벨리나와 같은 캐릭터들은 당연히 회복 성능에 중점을 둔다.

캐릭터 육성에서 변수가 존재하는 부분이 있다면 바로 에코 시스템이다.

에코는 필드의 몬스터나 보스몬스터를 처치하고 확률적으로 얻을 수 있는 몬스터의 영혼 같은 개념인데, 이를 육성하여 무작위로 5가지 옵션을 띄울 수 있다.

모든 옵션이 꼭 필요한 것으로 나오면 좋겠지만, 그건 하늘의 별따기나 다름 없고 보통 위에서 설명한 크리티컬, 크리티컬 피해, 공격력 %나 공명효율 등을 최대한 많이 띄우는 것을 최선으로 본다.

참고로 에코의 경우엔 따로 도감과 수집 보상, 스킨까지 있을 정도로 엄연한 컨텐츠의 한 축이며, 양질의 에코 획득을 위해선 에코 데이터 스테이션 레벨을 최대한 빨리 올리는 것이 필수이다.

페비가 귀여운데 어떻게 안 뽑을 수가 있겠어

 

확률형 뽑기에 대한 이야기를 안 할수가 없는데, 180뽑이 천장인 원신이나 젠레스 존 제로 같은 호요버스의 게임들 보다는 훨씬 순한 편이라 해도 160뽑이 천장이라는 여전히 매운 수준을 보여주고 있다.

하지만 이건 캐릭터에 한정된 이야기이며, 무기의 경우엔 무조건 80뽑에 픽업을 얻을 수 있다.

이벤트나 매일 출석 보상으로 얻을 수 있는 재화로는 픽업 스케쥴마다 캐릭터 반천장을 겨우 칠 수 있는 수준인데, 반천장에서 픽업이 나오지 않는다면 머리속이 새하얘지는 경험을 할 수 있다.

지금까진 다행히 운이 좋아 큰 돈을 쓴 적은 없지만, 명조가 서비스를 시작한지 오래 되지 않아 캐릭터 풀 자체가 작다는 것을 생각하면 역경의 탑 등 원활한 컨텐츠 진행을 위해 픽업 캐릭터를 빠짐없이 뽑아두고 싶다는 욕심이 생기는건 사실이다.

다른 비슷한 게임들과 비교해 재화 지출의 기대값이 낮을 뿐더러 그만한 값을 하는 디자인과 성능으로 내 주고 있기 때문에 나쁘다고만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이 단체사진도 리나시타 버전으로 리뉴얼 해줬음 좋겠다

 

명조: Wuthering Waves는 뛰어난 그래픽, 모델링, 연출을 무기로 좋은 스토리와 액션을 힘있게 이끌어가고 있는 좋은 게임이다. OST는 업데이트 때마다 테마가 바뀔 정도로 활발히 제작되고 있으며, 당장 떠오르는게 몇곡 있을 정도로 퀄리티도 좋다. 확률형 뽑기의 과금 유도가 매운 편이지만, 업계 평균에 비하면 낮은 수준이며 이벤트로 꽤 많은 재화를 풀고 있다.

지금보다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게임이고 개발진의 적극적인 소통이 이를 뒷받침한다.

 

명조: Wuthering Waves에 대한 내 평점은 7/10점이다.

시원시원한 액션을 영화같은 연출과 함께 즐기고 싶다면 더 고민할 필요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