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RTS #심시티 #디펜스
RTS 장르에서 심시티에 재미를 느낀다면 꼭 해봐야 할 수작
좀비가 창궐한 세상에서 인류는 거대 크레이터 속에 높은 성벽 속에 웅크리며 살아왔다.
당신은 젊은 장군으로서 황제의 명령을 받아 인류의 영토를 확장시켜 나가야 한다.
임무는 크게 두 가지로 나뉜다.
메인이 되는 것은 물밀듯 닥쳐오는 좀비들에 맞서 거주지를 확장하고 방어시설을 배치하고 병력을 키우는 흔한 RTS의 방식이다.
먼저 안 쓰이는 곳이 없는 금화부터 시작해 목재, 석재, 철, 석유와 같은 자원을 안정적으로 공급할 수 있어야 한다.
자원을 수급하려면 그에 상응하는 건물과 노동력이 필수인데, 이를 위해선 식량과 에너지가 필요하다.
눈치챘겠지만 이 게임에서 얻어지는 모든 자원들은 서로 긴밀히 맞물리는 구조인데, 하나라도 소홀히 하면 다른 자원이 넘쳐나더라도 새로운 건물을 짓거나 유닛을 뽑는 것이 거의 불가능 해진다.
심지어 거주지를 아무리 많이 짓더라도 시스템적으로 정기적인 보급을 해주는 열차가 찾아오기 전까지는 노동력도 인구 수도 늘어나지 않는다.
때문에 시간과 자원을 치밀하게 계산하는 센스가 요구된다.
오죽하면 이를 위해 일시정지 후 명령을 내릴 수 있는 기능이 기본 제공 될 정도다.
이런 기본적인 빌드업이 익숙해 졌다면, 방어시설 건축과 유닛 훈련 간의 균형을 깨우쳐야 할 것이다.
거주지 주변에 도사리고 있는 대량의 좀비를 쫓아낼 병력도 필요하거니와, 대부분의 스테이지에서 일정 일 수가 지날 때마다 거대한 좀비 웨이브가 찾아온다.
당신이 아무리 심시티를 잘해놓고 유닛을 잘 뽑아 좀비들을 소탕했을지라도, 방어시설에 대한 관심이 소홀했다면 좀비 떼가 나무벽을 뚫고 들어와 당신의 거주지를 감염시키는 모습을 보게 될 것이다.
건물이 감염된다면 그곳에서 좀비가 스프링클러 마냥 뿜어져 나오기 때문에 어지간해선 뒷수습이 불가능하다.
참고로 이 게임은 스테이지 하나를 깨는데 짧아도 4~60분 정도는 가뿐히 걸린다.
중반부까지 아무리 잘해봤자 마지막을 이겨내지 못한다면, 아예 처음부터 다시 해야 한다.
필자는 이런 상황을 몇 번 겪은 후에 밀려 오는 지독한 현자타임에 이 게임을 껐다 켜기를 여러 번 반복했다.
나중에는 노하우도 생기고 해금되는 건축물들과 유닛도 많아져 변태적인 우주방어를 펼치기도 했다.
하지만 아무리 애를 써도 도저히 막지 못하는, 개발자가 뚫리라고 의도한 수준의 좀비 웨이브가 오는 스테이지도 있다.
이런 경우를 대비해서 2차 저지선, 3차 저지선을 두르고 게임오버 조건인 시청이 감염되는 사태만은 막는 식으로 플레이하는 것도 가능은 하다.
골칫덩이인 것은 엘리트 좀비들인데, 사실 파훼법은 간단하다.
더 두꺼운 방어벽과 더 강한 화력이 있으면 된다.
앞서 설명한 것 외에 다른 임무 방식이 있는데, 영웅 하나를 조작하여 퀘스트를 수행하고 수집품을 모으는 히오스와 같은 것이다.
보통 어떤 연구 시설이나 군사기지, 쉘터와 같은 실내에 침투하는 것을 배경으로 한다.
최초에 영웅 하나를 골라 임무를 수행하며 수집한 포인트로 스탯을 분배하고 더 강해져 스테이지 난이도를 최대한 낮추는 것이 관건이다.
맵 곳곳에 배치된 상호작용 가능한 오브젝트들을 통해 구급상자와 수류탄을 얻을 수 있으며, 이를 정말 정말 잘 활용해야 한다.
이 임무의 최대 재미요소는 바로 '문을 여는 것'에 있다.
문 너머에는 무엇이 기다리고 있을지 모르고 내가 조작하는 영웅은 초반엔 서너 대 맞으면 죽어버리기 때문에 만반의 준비를 갖추고 진입하는 것이 습관이 된다.
대량의 좀비가 있을 경우 멀리 도망치면 따라오다 멈춰 서기 때문에 괜찮지만, 밴시와 같이 영웅보다 훨씬 속도가 빠른 좀비들은 어어 하는 사이에 도망도 공격도 못해보고 죽기 일쑤다.
때문에 이 임무에서는 적절한 판단력과 컨트롤, 순발력이 필요하다.
그 와중에 맵 곳곳에 숨겨져 있는 수집품들을 모아야 하니, 집중력 또한 필요하다.
찾는다고 찾아도 꼭 한두 개가 안 보인다.
이것도 사실 요령이 있긴 한데, 말로 설명하기 어렵다.
아마 여러 번 해보면 깨닫는 게 있을 것이다.
이 임무의 최대 장점이자 차별점이라면, 바로 한 구역의 좀비를 소탕한 뒤에 느긋하게 맵을 구경 하면서 이 세계 속 숨겨진 이야기들을 유추해 볼 수 있다는 점일 것이다.
좀비가 창궐하기 전, 후로 어떤 실험을 했는지, 좀비들을 처분할 방법을 고심한 흔적이라거나 정부 관계자들이 도피한 곳에서는 무슨 일이 벌어졌는가 하는 것들이다.
이런 것들은 유저로 하여금 게임에 더욱 몰입하게 해 주거니와, 개발진의 디테일한 고민을 파고들어 볼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이런 걸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아마 한 스테이지에 몇 시간이고 틀어박혀 있는 것도 가능할 것이다.
그 외에는 단순히 유닛만 배치해서 짧은 디펜스를 수행하는 중간 스테이지가 있다.
팁을 하나 주자면, 좀비를 막겠답시고 나무벽을 열심히 두르는 것보다는, 화력을 최대한 집중하는 게 좋다.
병력을 넓게 분산시키지 말고 웨이브가 시작되자마자 최대한 모아줘야 한다.
이 게임은 거주지를 확장하고 방어대책을 세워 좀비 웨이브를 막아내는 것이 주된 게임이다.
맵이나 오브젝트들의 디자인은 일관성이 있으며, 좀비 아포칼립스라는 세계관에 잘 부합한다.
초원, 사막, 화산, 산골, 밀림, 폐허 등 다채로운 맵이 준비되어 있으며, 스테이지 수도 굉장히 많다.
캠페인만 플레이하는데 88.4시간이 걸렸고 일단 스테이지를 시작하면 지루한 순간은 존재하지 않았다.
건축이나 유닛 빌드 트리는 복잡하지 않았고 한눈에 메커니즘을 파악할 수 있었을 정도였다.
단축키는 보편적인 RTS 장르의 그것을 가져왔는데. 애초에 그렇게 많은 기교가 필요한 게임은 아니다.
캠페인 시작 후 스테이지 1부터 마지막 스테이지까지의 레벨 디자인은 꽤 잘 되어있는 편이다.
다만, 유저가 스테이지 진행 방향을 어느 정도 선택할 수 있게 되어있는데 연구가 제대로 진행되지 않은 상태라면 난이도가 급상승하는 조건의 스테이지가 몇 군데 존재한다.
캠페인의 경우 난이도를 게임 플레이 중간에 마음껏 조절할 수 있게 되어있기 때문에 정 못하겠다면 난이도를 낮출 수도 있다.(자존심이 허락한다면)
사운드의 경우 SE는 나무랄 데가 없었지만, 배경음으로 깔리는 노래의 경우 전체적으로 분위기만 만들어주는 단조로운 곡들로 채워져 딱히 크게 평가할 부분이 있진 않다.
굳이 말하자면 적재적소에 적당히 쓰였다 정도 일 것이다.
총평
점수: 7/10
당신이 RTS 장르의 팬이고, 심시티를 좋아한다면 제 값을 주더라도 무조건 해보길 추천한다.
스테이지 하나를 깨는데 1시간 이상의 오랜 시간이 걸린다는 것만 제외하면 특별히 단점을 찾기가 어렵다.
사장되어 가는 RTS 장르의 한줄기 희망이라 할만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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